#05. 화이트크로우 브루잉 (평창)

2022. 2. 5. 11:17맥듀/브루잉펍 탐방기

반응형

택시에 내리자 마자 사장님을 졸졸 쫓아다니면서 삐약삐약 울어대던 꼬맹이

다들 1년에 한 번 쯤은 강원도를 갈거라 생각한다. 

누구는 바다를 보러,

누구는 계곡에 물놀이를 하러,

누구는 겨울스키를 타러

나는 맥주 먹으러. 

화이트크로우 브루잉, 윌리힐리파크 바로 밑이다. 

화이트크로우 브루잉 여길 가보는구나...

둔내 라는 동네는 딱 스키장이랑 화이트크로우브루펍이 먹여살리는 듯 하다. 
(숙소 아저씨께 둘러볼만한데 있냐고 여쭤봤는데 여기서 뭐 할게 있냐고 그러읍읍ㅇ....)


화이트크로우 브루펍은 아무래도 산골짜기에 있다보니, 월~수까지는 포장픽업만 가능하고
목~일요일만 운영을 했다. 

다행히 휴가를 수-목으로 짜놔서 첫쨋날에 스키를 타고 둘쨋날에 방문하였다. 

렌트를 해서 가기에는 술을 먹지 못하니, 택시를 타고 이동하기로.
(근처로 왔다갔다하는 시내버스는 없다.) 

둔내역에서 부터 카카오T로 한 20분을 불렀을까...

취소되다가 간신히 한 기사분이 수락을 하셨다. 

말씀 들어보니, 우리가 가려하는 화이트크로우브루펍 쪽에는 아무것도 없어서, 우리를 내려주고 시내로 돌아올때는 빈차로 와야해서 기사들이 기피하는 지역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무조건 콜택시로 가지않으면 힘들다고, 우리가 그걸 모르고 계속 요청해서 안쓰러워서 수락해주셨단다. 

*콜택시는 주행 요금 +1000원밖에 추가되지 않는다. 

가는 길에 시간이 좀 남아서 기사님께 몇가지 여쭤보았다. 

역시나, 외지사람이 둔내로 오는 경우는 스키장 or 화이트크로우 맥주를 먹으러.

화이트 크로우맥주만 한나절 먹으러 가는 손님도 많다고 한다. 
지리 특성상 화이트크로우로 이동하는 택시기사가, 손님이 화이트크로우에서 시내로 갈때 연락하라고 명함을 드리는데, 그렇기 때문에 손님이 언제가서 언제 나오는지 자동적으로 시장조사가 가능하단다. 

가는 길은 꼬불꼬불 산길이었고, 딱 보면 '아 저기구나' 라고 알 수 있는게 죄다 허허벌판에 큰 공장건물이 떡하니 있기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화이트크로우 브루잉은 힐링예능에나 나올 법한 평화로운 분위기였다.
아직 녹지 않은 눈 덕에 북유럽이나 캐나다로 여행온 듯 한 외관.

게다가, 쬐끄만 새끼 괭이가 쫄래쫄래 주인을 따라가는 풍경이 말 그대로 연출까지 되어서 분위기로는 백점 만점이었다. 

이정도 풍경이면 밖에서도 먹을 수 이 ㅆㄱㅔㅆㄷ............켁

이케아 스럽달까, 깔끔하고 내부마저 평화롭다.

홀은 통유리로 채광이 잘 되게 인테리어 되어 있었다. 
(너무 채광이 잘 들어 얼굴이 탈 듯해서 자리를 바꿨지만...)

아마 날이 좋은 봄이나 가을엔 통유리창을 싹 열고 장사를 하시나 보다. 
전망이 딱히 볼게 없긴 하지만. 탁 트인 밭과 하늘을 보니 시원한 기분은 들 것 같다. 

'화이트 크로우...백(白)..오(烏)?'

택시를 기다리면서 가볍지만 나름 곰곰히 생각해봤다. 

왜 하필 화이트크로우 일까. 

오늘 브루펍을 오기전에 화이트크로우 라는 이름을 다른 매장의 메뉴판에서 먼저 봤었는데, 해외브루어리인 줄 알았다.

처음엔 별생각 없이 지나갔는데, 아무래도 네이밍이 브랜딩의 첫걸음 일텐데, 의아했다. 

그러다 화이트크로우의 스토리를 찾아보니 납득이 되었다. 

내가 장난삼아 한문으로 바꾸어서 생각한 것을

화이트 크로우 브루잉 대표는 거꾸로 한문을 영어로 바꾼 것이었다. 

평창의 통일신라 옛 지명이 바로 '백오현' 이었고,
캐나다 출신인 레스 팀머맨즈 대표는 영문으로 바꾼 화이트크로우로 바꾼 것.   

길조로 통하는 하얀 까마귀도 의미가 있고, 지역색도 맞출 수 있어 네이밍하였다니 나름 의미가 깊다. 
그래서 맥주도 평창과 관련있게 네이밍했다. 

------맥주------

샘플러- 밑에 숫자는 자석이라 붙였다 뗐다 할 수 있다.

③고라니브라운
스타일; 브라운 에일

흙, 초콜릿 향, 텁텁한 카카오의 향
텁텁함이 조금 강했다. 

 

④화이트 크로우 IPA
스타일; NEIPA

파파야 향+ 구아바 향
엄청 Juicy했지만 뒷맛에서 씁쓸한 맛이 강했다. 

 

⑤새소리 블론드 에일
스타일; 블론드 에일

홍차향이 잔잔하게 끌고 갔고 
바디감은 가벼운 라거 같을 정도로 가벼웠다. 
홍차의 쌉쌀하고 떫은 맛이 끝에서 났는데 나쁘지 않았다. 

 

⑦쿨벅 메밀라거
스타일; 라거

메밀향이 아주 살짝 났던것 같은데 
맛에서는 느낄 수 없었다. 

하이홉 세션 IPA

하이홉 세션 IPA
스타일; 세션 IPA

심코, 시타라 홉이 들어갔다. 
그래서 그런지 코코넛과 향긋한 파인애플 향이 감돌았다.
질감은 살짝 미끌미끌했고 맛에서는 망고껍질의 상큼함이 돋보였다. 
 
세션 IPA를 생맥주로 마셔보긴 처음인듯 하다. 

앨티 엠버

앨티 엠버
스타일; 엠버 라거

호박색 보단 더 짙은 외관이었다. 
산미있는 몰티한 향이었고, 홍차맛이 조금 났다. 

라이트했지만, 그렇다고 물 같진 않았다. 
그러나 상받을 만한 맛인가 의문은 들었다. 

평창 골드

 

샘플러 두 개 시키면 다 먹는건데 아쉽다. 

맥주가 전반적으로 라이트한 느낌이었다. 

-------음식------

트리플 피자는 전형적인 미국식 팬피자 였다. 

무난무난 하게 먹었고, 흠잡힐 맛은 아니었다. 

피쉬앤칩스는 다른 펍에서 먹었을 때 보다 가격이 조금 비싸서 의외였다. 

피쉬앤칩스가 다 그렇듯, 처음엔 바삭 했으나, 나중 가서는 튀김옷과 생선살이 다 분리가 되었다. ㅠ

하나 감동이었던 것은, 몰트비네거가 함께 서빙되는데,
그래도 브루펍이라고 '몰트'비네거를 같이 주는게 매우 좋았다.  

----------------------------------------------------------------------------------

총평

풍경, 인테리어가 다 했고, 고양이도 열일했다. 

맥주가 전반적으로 라이트 해서 아쉬웠지만, 부차적인 것들(서비스, 분위기)가 잘 받쳐주었다. 

날씨가 좋을 때 다시 방문해서 바깥바람 맞으며 맥주먹을 의향이 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