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펀더멘털브루잉 (수원)

2022. 1. 28. 00:04맥듀/브루잉펍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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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대 후문 쪽에 있던, 미바 드래프트에서 딱 두잔을 마셔봤는데 모두 다 펀더멘털 브루어리 작품이었다. 

맥주에 대한 인상이 너무 좋아서 브루어리 탐방을 결심하게 되었고 마침 친구가 근처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휴일날 수원행을 감행하였다. 

왕십리에서 약 1시간 40분을 수인분당선을 타고 

역에 도착해, 20분간 걸으면 도착. 

주위로 아파트단지로 둘려쌓였다. 

브루어리 입지가 꽤나 좋았다.

5분 거리에 아파트 단지도 있고, 주변엔 작은 공단이 있었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옛 인성전자 공장을 리모델링한 브루어리란다. 

그래서 경비초소가 있었던거구나...

(그렇다 해도 너무 휑한 입구+주차장 공간)

문을 열는 순간 조차 오픈 했나? 걱정스러웠을 정도.

진짜 진짜 공단에 입지한 공장처럼 경비초소+바리게이트 흔적
범상치 않은 올드카가 두 대나 있었지만, 을씨년스러운 주변 환경때문에, 폐놀이공원에 온듯 했다.

모든지 첫인상이 중요한데, 컨셉이라고 하기엔 너무 가꾸어지지 않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 공포영화의 클리셰는 깨지지 않고 매장안에서도 이어져갔다.)

 

매장 내부는 널찍널찍해서 좋았다. 

다행히 영업은 하고 있어서 문은 열렸지만,

이른 시간탓에 손님이 없어 썰렁함이 느껴졌다. 

(손님이 없어 생기도 돌지 않았지만, 실제로 난방이 잘 되지 않아 썰렁함이 느껴졌다.)

자리를 잡고, 맥주를 먼저 골랐다.

그러고 맥주에 맞는 음식을 추천받으려 직원분께 여쭤봤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아, 제가 음식은 잘 몰라서..."

...

-그렇다면 시그니처 메뉴같은 게 있을까요?

의 답은

"아...저희 시그니처같은건 없어요..."

너무 아쉬운 서비스였다.

-----------------------------음식----------------------------

시금치볶음과 라쟈냐. 음식 그 자체로는 매우 맛있었다!

음식을 두가지 시켰는데, 두가지 모두 같은 종류의 치즈가 토핑되었다. 
비쥬얼 적으로도 맛적으로도 꽤 괜찮았다. 
다른 음식들도 궁금했다. 
그리고 가격도 합리적이었다. 

 

----------------------맥주----------------------

-노을 비터(앞쪽이미지)
스타일; 잉글리쉬 비터

몰티+홍차향이 끝맛을 깔끔하게 잡아주었고, 뒷맛에 흙내음이 잔잔하게 깔린다. 
맥아즙향이 푸우-ㄱ 하고 입과 코로 퍼진다. 
마치 비온듯한 숲속에 온듯 하다. 

-정키밀크IPA(뒷쪽이미지)
스타일; IPA

유당이 들어가서 밀크IPA인지 서버분께 물어봤으나 본인도 모른다 하심. 다른 EAST-COAST IPA와 차별점은 잘 모르겠다. 


자뎅
스타일; 세종

중후반으로 갈 수록 화~한 민트향이 난다.
세종이라기 보다는 벨지안 윗비어 스타일
먹으면서 딱 호가든이 떠오름
한 모금 마시면 향이 싹 가라앉았다가,
한박자 쉬고 아로마 향이 싸악 올라오는게 좋았음

 

 

너티베리
스타일; 임페리얼 포터

라즈베리, 베리류 향이, 카카오 초콜릿 향보다 더 세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뭔가 홍삼의 텁텁한 향도 같이 올라왔다.
몽글몽글한 질감의 체리 멜팅 초콜릿.
알콜도수가 9%지만 알콜튀는 맛이 없음
자두포도주스, 와인 -> 초콜릿 -> 커피로 맛의 진행.
맛이 되게 촘촘하다.

 

아수라
스타일; 화이트스타우트

커피원두의 텁텁함이 코에도 걸리고 질감에서도 걸렸다. 

국내에서 화이트스타우트를 만든다는 의의는 높히 사나, 맛에서의 완성도는 그리 높지 않아보인다. 

 

 


피지

스타일; 사워에일

패셧푸르츠 향과 파인애플 향이 진하지도 옅지도 않게 풍겼다. 

맛이 점점, 점이 되어가며 빠르게 소멸한다. 
좋게 말하면 깔끔하다~
or 사워에일 입문자도 큰 거부감이 없을 수 있다?

 


위잉벨지안
스타일; 

슬슬 취하면서 맛에 대해 둔감해져, 음미하기를 포기했다. 

따로 코멘트가 없는 걸 보아하니 큰 특색은 없었나 보다.  

 

 

 

맥주는 사이즈 별로 주문이 가능해서 좋았다!!

---------------------------------총평------------------------------

브루펍의 의미를 더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브루어리의 1차적 목표는 맛있는 맥주 생산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굳이 왜 브루펍을 할까? 

인건비, 자리세 등 고정지출을 가져가면서까지 말이다. 

브루펍은 양조사가 힘써 만든 맥주의 전시회다. 

전시회를 잘 이끌어 주는 연출자가 홀 매니저고, 

음식은 관람의 울림을 더 풍부하게 해주는 bgm이다. 

작품에 알맞는 음악을 깔아주는 능력 역시 연출자의 역량에 달려있다. 

펀더맨털브루어리 대표의 철학과 양조사의 노력이 최종단계에서 빛바래버렸다. 

손님이 없더라도 활기찬 느낌과 죽어있는 느낌은 매장에서 확실히 차이가 난다. 

음식과 맥주 때문에라도 속는 셈 치고 재방문은 한 번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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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1

전체적으로 테이블이 다닥다닥 붙어있지 않아서 좋았고, 콘칩이 기본안주로 무한리필되어서 좋았다. 
그러나 바에가서 셀프오더 시스템은 그리 달갑진 않다. 

 

ps.2

생각보다 도전적인 맥주를 양조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화이트스타우트, 베럴에이지드 임스, 세종, 사워에일 등등...)

이런 도전적인 맥주를 양조하는 펀더멘털브루잉을 응원한다. 
그런 의미에서 홀매니저는 갈아치웠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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