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릉부릉 베트남 오토바이 일주] 4. 달랏에서 뭐하지? 뭐 먹지?

2020. 1. 16. 02:39여행기/부릉부릉 베트남 오토바이 일주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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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랏의 음식

달랏에 도착했을 시간이 열두시 반이었고, 비에 쫄딱 젖어 축 처진 양말과 신발처럼 밖에 나갈 마음이 방바닥에 들러붙었지만, 오늘 숙박을 제공해준 제이슨의 사촌과 밖에서 맥주파티를 하기로 했다. 

 아직 체온이 회복되기도 전에, 베트남식 바베큐를 먹여주겠다며 집을 나섰다. 생각지도 못한 베트남의 쌀쌀한 밤거리를 돌아다니다 아직 닫지 않은 마지막 가게의 마지막 손님이 되었다.

베트남식 바베큐. 맛에 대한 큰 기억은 없다. 아니 그냥 저날 좀비였다.

 첫날의 안전한 드라이빙에 취기가 오른 우리 테이블에선 나의 국적을 담보로 가게에 있는 모든 사람들과 대화를 시작했고 그렇게 우린 직원, 옆테이블 손님들과 함께 두시 세시까지 자리를 지켰다.  

 입을 열고 '하'하고 불면 입김이 보였다. 마치 겨울방학에 보일러 꺼진 내 자취방바닥에 누운 기분이었다. 동남아가 이렇게 추울 수 있다니...이렇게 또 하나의 편견에 금이 갔다. 

- 어언 1년전이라 기억이 나진 않지만, 방금 잠들었다 깨어난 것 처럼 푹 잤었던 것 같다. -

 

덜 떠진 눈을 비비고 일어나자 마자 밥을 먹으러 갔다. 오만데를 가도 볼 수 있는 베트남 샌드위치 banh mi. 내가 알기론 banh 이 빵을 뜻한다. 근데 달랏은 고산지대에 쌀쌀한 기후때문인지 (심지어 제이슨의 사촌은 달랏에서 눈을 목격하기도 했다니) 빵(Banh)을 뜨ㅡ끈한 고기완자 수프에 찍어 먹는단다. 쌀쌀한 날씨에 수프 냄비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김을 보고 있자니 한국의 포장마차 오뎅국물이 생각났다. 저 큰 빵 두덩이를 먹고나서야 중독적인 수프에 손이 가는걸 막을 수 있었다.

 (제정신이 아닐때 친구들에게 끌려간거라 이름도 기억나지 않고 위치도 메모하지 않았다...기억나는 거라곤 로터리 부근 구석지고 어두운 가게) 

식후땡하러 달랏호수 근처 카페로 갔다. 호수 이름이 XUAN HUONG인지 카페도 그 호수 이름을 차용한 듯 하다. 카페이름은 XUAN HUONG GARDEN CAFE. 말 그대로 정원이 있고, 연못도 있고, 포존도 있으며 호수가 한눈에 보였다. 화장실 가는 길바닥이 미끄러웠다는 게 갑자기 생각난다. (미끄덩) 

카페 분위기는 성공한 사람들이 평일 오전의 여유를 즐기러 투자정보를 주제로 담소를 나누는 곳이랄까. 

위치: https://goo.gl/maps/sZFX2CkByGudKhKF6

 달랏 관광지

사실 달랏에서 머물렀던 시간이 24시간도 되지 않았다. 제이슨의 휴가가 그리 길지 않았기 때문에 제이슨과 함께 다녔던 기간에는 뭔가 쫓기듯이 메다다닥 이었다.  게으른 나였다면 달랏을 3일동안이나 비비적 거리고 있었을텐데 덕분에 후딱 후딱 움직였다. 그래도 조금 더 여유있게 즐기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쉬운 건 어쩔 수 없ㄷㅏ. 

 달랏은 호치민과 다르게 조용하고 북적거리지 않았다. 외국인 관광객도 막 집중적으로 보이지 않았고 잊어버리고 있을 때 쯤 한 두명씩 보여 달랏이 관광지라는 것을 되뇌이게 해주었다. 내가 머물렀을 때는 마침 겨울이기도 하고 비가 부슬부슬 오던때라 구름, 안개에 둘러쌓인 오리무중 도시로 기억에 남는다. (나름 운치있었다.)

1.호수 & 요상한 건축물


 달랏을 돌아다 보면 보기 싫어도 어쩔 수 없이 보게 되는 흐엉 호수. 날씨가 흐려서 호수를 봐도 흐어엉... 날씨 좋은날 도시락을 싸와서 잔디밭에서 피크닉을 즐기면 개똥묻지렁 좋을 듯 하다. 광장 같은 곳이 있는데, 뭔가 여의도에 있는 새빛둥둥섬 건축물 같기도 하고... 뭐 별거 없다. 

2.다딴라 폭포 & 알파인코스터 & 짚라인

다딴라 폭포에서 폭포 상부로 올라 갈 수 있는 케이블카가 있다. 

첫번째로 나를 데려갔던 곳이 알파인코스터. 제일 설렜던게 이곳이다. 우리나라로 하면 통영에 있는 루지와 비슷한데, 쉽게 말하자면 1인용 롤러코스터이다. 제동장치도 다 자신이 제어하고, 어느 구간에서는 앞뒤 사람간 간격을 감안해 자동적으로 제어를 해준다. 중간중간에 다딴라 폭포를 미리보기 할 수 있으며, 한없이 푸르른 나무들 속으로 파묻혀 그저 좋다. 신나게 셋이서 소리지르고 놀았다.
 하...제이슨의 사촌이 영상으로 만들어준 것이 페이스북에 게시물로 올라와 있는데 비공개 영상이라 블로그에 공유가 되지 않는다. 아쉬운대로 다른 유투브 영상을 끌어 왔다. (일부러 조회수 낮은 영상을 끌어왔다. 조회수 얼마 있지 않으신데 링크타고 조회수 많이 오르시길)
https://www.youtube.com/watch?v=-MnPXV8GF0M

알파인 코스터를 타면 코스 중간에 다딴라 폭포 입구로 들어 갈 수 있다. (폭포입장권인셈) 폭포구경을 하고 풍광구경도 하고 그러고 나면 다시 알파인코스터를 타고 입구로 가면된다. 

코스 중반부에 도달하면 정류장이 있어, 알파인코스터에 내려 드디어 폭포 하부를 둘러 볼 수 있다. 폭포 중반부로 올라 갈 수 있는 엘리베이터가 있어 타고 올라가서 구경하였고, 폭포 중반부에 가보니 또 상부로 올라 갈 수 있는 미니 케이블카가 있었다. 그러나 케이블카 입장료는 우리가 매표소에서 끊은 표에 포함되지 않아 따로 지불하고 올라갔다. 

                           폭포 하류                                              폭포 중류                                         폭포 상류                                     

(내가 가지는 않았지만 알파인코스터 말고도 짚라인을 즐길 수 있다. 조금만 걸어가면 되는 거리에 있으니 알아보고 가봐도 좋을 듯하다.  구글의 후기는 꽤나 즐거워 보였다.)

다딴라 폭포 위치: https://goo.gl/maps/CSChyohNYnAxDJCo6
짚라인 위치: https://goo.gl/maps/jng5dK1N9ZProMKHA

알파인코스터위치: https://goo.gl/maps/YxA4uEi9qkLJTSwh7

 

3. 랑비앙 

다딴라 폭포까지 갔다오니 열두시에서 한시사이쯤 되었다. 부릉부릉 베트남 오토바이 일주의 첫 목적지였던 만큼 달랏에 대한 환상이 컸었다. 그래서 또 어디갈지 한참을 작디작은 핸드폰 액정속 구글지도를 이리저리 탐험했다. 가끔은 넘쳐나는 블로그 글 보다, 담백하게 구글지도를 펼쳐, 관광지 표시(카메라 아이콘)를 죄다 열어보고는 평점과 주변 사진들을 보고 둘러보러 갈 곳을 정한다. 매우 클래식한 방법이지만 블로그보다 타율은 꽤나 높다. 

 제이슨과 사촌은 맥주를 마시겠다며, 혼자 오토바이를 타고 찾아갔다. (하...중간에 뺑글뺑글 천주교식 묘지 단지를 헤메었다.) 주차를 하고 보니, 지프차들이 줄지어 손님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지프차 1대당 총 정원이 6명이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6명이 모이면 돈받고 출발하는 시스템이었다. 그런데 이곳이 음...개별적으로 많이 찾는 관광지는 아니라 2~30분 정도 기다려도 모여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1대를 통째로 빌리기에는 부담시러서 그냥 걸어 올라가기로 했다.

 비가 부슬부슬 내렸고 항상 가지고 다니는 판쵸우의를 입고 찰박찰박 소나무숲을 걸어 오르니 지프차가 쌩쌩 지나가고, 강한 비바람에 3m의 높이에서 부러진 나무가지가 내 코앞에서 낙하 후 박살나도, 풀을 뜯고 있는 말들에게 덕담은 잊지않았다. 체크포인트가 2~3군데가 있는데, 나를 기다리고 있을 제이슨 생각에 정상까지는 올라가지 못했다. 정상에서 안개로 덮인 마을을 보고 싶었는데 조금 아쉽긴했다. 

랑비앙 위치: https://goo.gl/maps/9hxh3e9oKsh9VZT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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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사촌의 집을 떠나면서, 사촌은 나에게 내가 가지고 있는 액션캠에 필요한 마운트 몇개를 챙겨 주었다. 내 힙색에 네임펜으로 그의 이름을 써달라 하니, 오 그럼 너도 자기 방 벽에다 이름이랑 날짜 쓰고 가라했다. ㅋㅋㅋ (월세사는게 아니었나??) 달랏 시내를 떠나기 전, 기름을 채우고 마지막 만찬 '분짜'를 먹었다. 그 시간이 오후5시였다. 절레절레... 달랏을 떠나선 안됐다... 그런 짓을 해서는 안됐는데...

-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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