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릉부릉 베트남 오토바이 일주] -3. 호치민 ~ 달랏

2020. 1. 10. 22:04여행기/부릉부릉 베트남 오토바이 일주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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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 1군에서 달랏 시내까지... 2시쯤 출발해서 자정이 넘어 도착했으니 거의 9~10시간 걸렸다. 생각보다 길이 험하다.

-루트: 호치민- 달랏 (구글지도로 호치민 - Bưu Điện Dầu Giây - 11.530037,107.834082(좌표) -  달랏, 이렇게 찍고 갔다.)
-총 소요시간: 약 8시간~10시간
-거리: 약  300km
-국도 번호: QL20 
-사고목격: 3회(트레일러 전복, 버스와 오토바이 충돌, 오토바이 대 오토바이 사고)
-사고: 1회 같은 0회 (스텔스 기능 탑재 오토바이의 역주행)
-대형버스와 트럭의 눈뿅: 수 없이 많음 (하이빔 같이 쏴줘야 그제서야 끔, 대형트럭이나 버스는 기본적으로 개조를 해서 일반 전조등도 거의 하이빔 수준, 상향등인줄 알고 하이빔 쐈다가는 천사들의 후광을 볼 수 있음)
-경찰목격: 3회/ 호치민을 살짝 벗어난 시점에서, 신호대기 중이었는데 제이슨은 나의 이어폰을 신경쓰고 있었다. 내 오토바이에는 핸드폰 거치대가 없어서 이어폰으로 음성 네비를 듣고 있었는데 베트남경찰은 시비털려면 어떻게든 시비턴다고, 내 고딩시절 야자감독의 눈을 피하는 스킬로 이어폰을 옷과 헬멧 속으로 꽁꽁 감춰놓았다. / 가끔 가다 도로에 검문하는 경찰들이 있는데 주로 트럭을 대상으로 한다고 들었다. 오토바이보다 트럭이 돈이 되니까. 그렇기 때문에 그냥 쫄지말고 정속으로 마주치치 않고 슉 지나가면 별탈없었다.

 

  나와 새해 첫날부터 호치민에서 다낭까지 오토바이로 일주를 함께 하기로한 나의 호치민 호스트 제이슨(베트남사람인데 영어이름 씀)은 슬프게도 자유의 몸이 아니었다. 아내의 감시망을 피해 필요한 짐은 사무실로 옮겨놓고 출근을 빙자해 탈출을 계획하였다. 나도 이제 그의 집을 떠날때, 그의 모든 가족 구성원과 마찬가지로 다시는 못 볼 것처럼 작별인사를 했다.(곧 보겠지만) 

 그는 짐을 찾으러 겸사겸사 사무실로 향했고, 나는 태국에서 만난 제이미 신디 커플이 호치민에서 무이네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쌥쌥이(내 오토바이)와 함께 풍짱버스가 있는 1군으로 향했다. 

제이미와 신디는 여전히 나를 hug로 반겨주었고 시간이 넉넉치는 않아, 베트남 샌드위치 반미(banh mi)를 사서 버스사무실에서 정모를 했다. 그렇게 눈물겨운 안녕을 외치고(이후 제이미와 신디를 호이안에서 다시 한 번 만났다.) 하염없이 제이슨을 기다렸다. 

 기다렸다...하염없이 기다렸다. '와이프 대탈출 작전이 발각이 된건가...' 걱정이 슬슬 될 때 쯤, 제이슨에게 연락이 왔다. '탈출 성공, 접선장소는 문자로' 

 기억에 부슬비가 내렸다. 우리는 판쵸우비를 입고 출발을 했다. 동남아 일주를 할 때 겨울 전에는 올 줄 알았고, 동남아 겨울이 그다지 춥지 않다고 생각해서 긴팔, 긴바지도 없었다. 그런데 점점 고도가 높아지니 몸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그 당시 달랏기온이 7도 9도였으니, 한국의 늦가을 날씨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어쩔 수 없이 중간에 옷가게를 들리기로 했다.

우리나라로 치면 국도 중간중간에 작은 규모의 등산복 아울렛 매장에서 팔 기장이 조금 짧아 가녀린 내 손목이 보이는 정품인지 아닌지 모를 빨간 나이키 바람막이 잠바를 샀다. 

달랏으로 가는 길은 매우 고달팠다. 2시간 30분씩 휴식없이 달리고 3번(늦은 점심, 옷가게, 저녁)인가 밖에 쉬지 못했다.

그 당시에는 몰랐지만, 일주를 끝낸 지금 보면, 도로도 호치민 근교라 그런지 꽤 북적북적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미쳤다. 첫날에 근300km를 하루에 갔다니... 평균 하루 목표거리는 100~150km로 잡았고, 200km를 가면 기진맥진 했었는데...)

중간중간 오토바이 사고도 3번정도 목격했다. 아니 미친 여기는 오토바이에 스텔스 기능이 있어서 밤에 정말 방심하면 훅간다. 제이슨이 길을 알고 있으니 나보다 50m는 앞서서 달렸는데, 깜깜한 밤이 되었을 때, 모든 불빛을 끈채 스텔스모드로 역주행하는 아저씨가 암살을 시도했다. 술을 드신건지 뭔지는 몰랐는데 이때 사고 날 뻔했던게 기억에 남는다. 

달랏 도시가 산간지역이다 보니, 도로가 가팔라져서 기어를 거의 2단에 두고 주행했다. 거리도 거리였지만, 산간도로라 속력을 제대로 내지 못해 소요시간이 늘어지는 점도 있는 듯 하다. 달랏에 도착하기 20분전부터 바위터널 같은 게 보였는데 어두컴컴한 밤이어서 주변 풍경을 못 본게 아쉽다. 

도착하니 열두시반이었고, 입에서는 입김이 나왔다. 그래도 제이슨이 있어 오랜시간 300km까지 주행 할 수 있었다. 

[ 아쉽게도 이날은 정말 오토바이만 탔다. 그래서 영상 사진 요딴게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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