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 18. 01:59ㆍ여행기/동남아 일주 여행 2018-2019
국경을 넘기 전날 밤, 국경을 넘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태국에서 캄보디아로 넘어올 때도 그랬지만, 이 나라의 기본 인사, 숫자, 물가에 익숙해 질 때쯤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는 것. 뭔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로 넘어간다는 느낌?
신경쓸게 이만저만이 아니다. 현금도 새로 뽑아야하지, 유심칩도 새로 구입해야하지, 언어또한...
떨림의 느낌에서 불안이 설렘을 조금 더 섞여있다라고 말 할 수 있을까.
그리고 간신히 찾은 푸꾸옥의 호스트는 연락이 잘 되지 않아서, 불안한 날 더 애태웠다.
이러쿵 저러쿵 만난 호스트는 한눈에 봐도 앳돼보였다. 따라가보니, 날 먼저 소개해준 곳은 자신의 집이 아닌 친구네 사무실이었다. 그때가 일요일이었는데도 작업중이라고 했다. 작은 사무실에서 50발자국만 가면 작은 공장이 있었는데, 그게 다 맥주를 만드는 기계란다. 허허허.
그러니 호스트의 친구는 맥주공장 사장님이란 말씀. (나도 내 친구들 중 맥주공장이 아니더라도 술집 사장이 있었음 좋겠다.)
푸꾸옥에 도착한 시간이 5시쯤이었는데, 그 호앙(맥주공장사장)이라는 친구가 어차피 곧 있으면 직원들 저녁식사 시간이니까 같이 밥먹고 가라고 했다. 어우 거절할 수가 없지, 거절해도 첫번쨰 제의에 거절하는건 예의가 아니지.
(그 이후에도 몇 번을 같이 저녁, 점심을 먹었다)
모닝글로리(비스무리한거), 삶은 게, 생선조림과 느억맘소스.
흐아! 모처럼 먹는 집밥. 따뜻한 쌀밥은 정말 오랜만에 먹는다. 도란도란 얘기하면서 하하호호 웃으면서 먹어서 그런지 음식이 더 따뜻하고, 달게 느껴졌다.
저녁을 먹고는 자연스레 나를 위한 맥주 시음회가 열렸다. (말이 시음회지 그냥 술자리)
https://phuquocbeer.com/ <<< 이게 맥주회사 사이트.
맥주 이름이 '푸꾸옥 비어' 푸꾸옥 지역 맥주다. 푸꾸옥지역에서만 생산되고 판매된다고 한다.
맥주 종류가 3가지가 있었는데 나는 그
중에서도 이 흑맥주가 가장 좋았다.
그 당시에 왜 이런게 찍혔는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좋아서 영혼이 빨려가는 맛!
술을 마시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내가 이렇게도 환대 받을 수 있었던, 그 이유.
빸캉쓰어. 박항서 매직.
바로 내가 베트남에 도착한 전날이, 한국에서는 스즈키컵으로 알려진 동남아시아 축구 선수권 대회(AAF대회)의 결승전이었다. 바로 어제, 베트남이 10년만에 다시 AFF컵의 1위를 탈환한 날이었다.
(시간을 잘 맞춰서, 하루 일찍 베트남에 들어왔다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큰 아쉬움이 있다.)
푸꾸옥뿐만아니라 이후 다른 지역에서도 항서 매직에 수혜를 많이 받았다.
여행을 다니면, 내가 모르는 사람들의 선행(先行)들이 차곡차곡 모여, 나에게로 돌아오는걸 많이 느낀다. 괜히 한 사람의 선행이 여러 사람들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나비효과가 된다는 말이 나온게 아니다.
나도 여행을 할 때면, 적어도 대한민국에 대한 이미지를 손상시키지 않으려 노력을 한다. 그게 잘 차곡차곡 쌓여서 우리나라의 외교력을 강하게 만들었으면 좋겠다.
무튼 푸꾸옥에서 받은 환대는, 그날 캄보디아에서 베트남 국경으로 갈때 받았던 스트레스에 절은 나를 말끔히 씼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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