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사고

2018. 11. 14. 02:13일상/잡글끄적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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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역으로 들어가 선로주변의 어둠을 랜턴 몇 개로 가르고 있었다. 말도 안되게 걸었다. AED들고 랜턴들고 구급가방 들고.


어찌어찌해서 사고현장에 도착했다. 사고현장은 바로 철길옆. 환자는 즉사. 조각나있었다.
역장에게 전화해놔서 기차가 서행하며 통과하고 있었다. 몇몇 열차 승객들은 갑자기 열차가 서행하고, 밖에는 119니 경찰이니 랜턴하나씩 들고 있기에 궁금한지 보고 있었다.


하지만 다수의 사람은 무심하게 핸드폰을 보거나, 옆사람과 얘길하거나 뭔지도 알아채기도 전에 지나가버렸다.

기차를 타고 자살현장을 빠르게 지나치면 당연히 모를 수 밖에 없다. 뒤늦게 티비나 인터넷에서 알게될 수 있겠지.



* 사람 사는것도 그런것 같다.

바쁜 일상 생활에서 주변사람이 굶어죽을 처지에 있다던지, 가정학대를 받고 있다던지, 왕따를 당하고 있는지 신경쓸 틈이 없다.


나도 마찬가지다. 무엇보다도 내 일이 우선이고 제일 중요하다.

빠르게! 남들보다 더! 를 강요받는 사회에서 안그런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빠르게 달려오느라 주변에서 고통받고 있는 사람을 많이도 지나쳤을 것이다. 얼핏이야 인지하고 있었겠지만, 빨리 지나간탓에 잘못 본 것이라고 합리화하고 있는 걸 지도 모른다.

그 사람은 무슨 사연이 있었을까?
대기실 너머로 기차지나가는 소리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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