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시엠립하면 앙코르왓트 [일방통행 동남아 in Cambodia]

2018. 12. 10. 04:30여행기/동남아 일주 여행 2018-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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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앙코르와트...식상하다. 캄보디아 가는 사람들은 죄다 가는 곳이 앙코르와트인데 굳이 가야 할까. 고대 유적에도 별 흥미도 없고 입장료도 비싼데... 

사실 처음 계획을 짤 때 코창에서 바로 시하크눅빌로 넘어가려 했다. 고대 유적 보러 계속 걷고 사진만 찍을게 뻔하니, 차라리 해변가에서 여유롭게 띵까띵까 하는게 나랑 잘 맞을 것 같아서 말이다. 그래서 시하크눅빌 관련해서 정보좀 찾으려 인터넷 이곳 저곳 둘러보니, 지금 시하크눅빌은 중국인 천지란다.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에 시하크눅빌이 껴있다나 뭐라나. 아무튼 지금은 공사판에 중국인 천지에, 앓고 있댄다. 정나미가 뚝 떨어져, 그대로 시엠립으로 변경했다. (시하크눅빌 관해서는 따로 글 쓰겠다.)

 내 호스텔에는 앙코르 와트 half-day 와 full-day 뚝뚝 이용료가 똑같았다.

 '아니 그럼 당연히 full-day해야지 ㅋㅋ(착각이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추후에). 원래 신청 당시 너무 힘들어서 하루는 그냥 쉬고 그 이틀뒤에 하려했는데, 저녁에 할 거도 딱히 없고 일찍 자면 가능 할 것 같아 신청했다. 

가격은 단돈 10$!! 십달라!! 뭐.. 내가 잘 뭘 찾아보는 성격이 못돼서 이게 적정 가격인지는 모르겠지만, 하루에 만원정도 돈이면 뭐...모르겠다. 무튼 투어 신청을 하고 일찍 잤다. (앙코르와트 투어 말고도 여러 투어 프로그램이 있었다.)

Full-Day 투어는 하... 말그대로 겁내 꽉 찼다. 무려 4시반에 일어나 일출을 보러 출발한다. 4시 발! 아니 4시반! 그러고 오후 6시 발 아니 오후 6시 반에 돌아온단다. 

 그렇게 꼭두새벽에 일어났는데 잠을 제대로 못잤는지 어질어질 하고 몽롱하다. '아..이거 내일로 미룬다고 말할까...' 근데 일어난게 괜히 억울해서 일단 일본인과 서양인이 이미 타있는 뚝뚝에 올라탔다. 하...게다가 드럽게 춥다. 겨울이 맞긴 한가보다. 덜덜 떨릴정도로 추웠다. 와...가뜩이나 비도 오네. 일출 가능? 응 불가능ㅋ

 일단 첫 도착지는 티켓창구다. 원데이 패스가 본인증명사진을 들고가면 32달러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룰루 랄라 티켓창구에 원데이패스를 얘기하고 내 여권 사진을 내밀었는데 자기 멋대로 사진찍더니, 원데이 패스에 그대로 인쇄해서 줬다... 민망해서 내 사진은 다시 지갑에 넣고 38달러를 내밀었다...뭐...뭐지? 정책이 바꼈나...내 6달라....6달라면 최대 6끼를 먹는 돈인데...쩝

 이제 진짜 앙코르 와트에 입성! 


아직 해가 뜨지 않아서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도 쉽지 않았다. 무슨 다리를 건너야 했는데 다리가 푹신했다. (날이 밝고 보니 부표다리였다.)

다리를 건너니 어디로 가야하는지도 모르고 그냥 남들 가는데로 따라갔다. 입구가 무슨 여러군데여서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몰랐는데 알고보니 입구가 5군데란다. 가운데는 왕, 그 다음 양 옆 2개가 승려, 그 다음 끝 2개가 백성들이 지나는 데라고 나중에 유투브 영상을 보고 알았다. 


많은 관광객들이 일출을 찍으려 연못앞에 진을 치고 있었지만, 비구름으로 인해 관광객의 뜨거운 열화에 부응하지 못했다

가이드 없이 이곳 저곳 그냥 걸어 다녔다. 가이드가 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혼자 이것 저것 보고 '와 이건 뭘까? 이건 뭔데 가는데 마다 있지?'라고 혼자 끙끙 앓다 나중에 검색해보면 더 기억에 남지 않을까 생각든다. 어차피 가이드들도 따로 공부해서 알려주는거니까... ( 난 귀찮아서 검색은 안해보고 끙끙 앓기만 했다. 쉿. ) 


개인적으로 두 번째로 갔던 사원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돌로 조각 했다기 보다 바위를 팠다는 정도? 한 덩이 한 덩이가 굉장히 컸고, 아직도 부처 얼굴이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것도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신기했다. 12세기정도에 지어졌다는데...




슬슬 해가 뜨고 사람도 엄청 붐볐다. 단체 광관객이 이제 몰려드나 보다. 아까는 조용해서 분위기 쥑였는데, 이제는 그냥  내 자신을 쥑이고 싶ㄴ.....

 

세번쨰 사원은 와...따....경사가 겁내 가파르다. 아니 얘네들은 왜 계단사이즈를 좁게 만든겨. 발 사이즈가 작았나 부네. 저절로 사족보행을 하게 된다. 


(똥싸는거 아님, 힘들어서 쉬는거 아님)




 

영화 <툼레이더>로 유명해진 나무가 성벽을 침식한 툼 사원에도 갔다. 와 나무가 이렇게까지 클 수도 있구나...

스코틀랜드 친구한테 물어보니 툼레이더에 툼사원은 몇 분 안나온단다. ㅋㅋㅋ

....



 슬슬 신발이 젖기 시작했다. 점점 기운도 빨려간다. 

점심먹는댄다. 아싸. 뚝뚝형이 레스토랑으로 데려간다. 선택권 없다. 메뉴는 5달러부터 시작. 허허 이 양반들..허허 비싸네

점심 먹는 동안 유트브로 앙코르와트에 대해 잠시 검색해보았다. 


앙코르와트에 대해

앙코르와트는 12세기 앙코르왕국의 큰 도시였다. 내가 오늘 아침 건넜던 호수는 도시를 방어하기 위해 만든 해자였다. 그 당시에는 장거리무기도 없으니 침략이 쉽지 않았겠지. 해자가 앙코르와트가 붕괴되지 않고 그대로 보존된 큰 이유였다고 한다. 놀랍게도 불교도시인줄 알았는데  힌두교란다. 와우! 

지금은 도로가 개발되고 해서 시내에서 20분이면 갈 수 있지만, 밀림한가운데 놓여져 있었단다. 앙코르와트는 13세기경 타이족과 몽고족에 의해 멸망의 길을 걷게 된다. 멸망 이후, 그 주변은 유령이 떠돈다는 소문때문에 현지인들은 밀림 깊숙히 들어가기를 꺼려해 근 400년동안 방치되어져왔다. 그러다 17세기, 프랑스 신부가 호기심에 들어가 세상에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큰 성을 두고 앙코르왕국 이후에 아무도 거주하지 않았는지가 살짝 으스스하다. 버리고 다른 곳으로 간건지...진짜 몰살을 당할만한 일이 있었던건지...


점심을 먹으니 안그래도 젖은 옷가지와 신발때문에 무거운 몸이 더 노곤노곤해졌다. 뚝뚝 기사형이 사원마다 30분, 20분 1시간 이렇게 정해주는데, 우리들의 복귀시간이 점점 빨라졌다. ㅋㅋㅋ 메인은 오전에 다 돌아서, 점점 지루해져가고 있었다. 이 때부터 같이 온 일본인 스코틀랜드인 친구들과 수다가 늘기 시작했다. 

"가이드형, 여기는 몇 분 동안 보고와? 삼십분(thirty) 동안? 오쿜쿜쿄 십삼분(thirteen) 안에 돌아오지!" 

 "야 우리 빨리 돌고 가이드형 빨리 퇴근시켜주자"

 "가이드형 우리 사원 몇 개 남았어?" "3개? 휘우...가이드형한테 이제 그만 호스텔로 가자고 할까?"

" D-1이다!!" 

"여기가 하나의 거대 도시였다니까, 런던이나 서울 하루에 다 도는 셈이네? ㅋㅋ이러니 안힘들겠어?"

그렇게 마지막 사원에 들어왔다. 

가이드형이 한시간을 줬길래 우리는 삼십분만에 돌아오자는 다짐을 하며 들어섰다. 

그런데 웃긴게 한국인 단체 광관객이 가이드를 끼고 같은 사원에 들어왔다. 그러자 기발한 아이디어가 생각났다. 허허허 

"이봐 친구들, 어차피 한국사람도 나 한국인으로 안보니까, 가이드가 얘기해주는거 내가 영어로 번역해서 가이드해줄게"

그렇게 내 '조쉬가이드'가 시작했다. 

안들키게 일본어도 섞어 쓰면서, 딴청도 피우면서 사원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다 번역해주었다. 

근데 웃긴게, 스코틀랜드 친구가 "어? 여기 사원은 기둥이 그리스?아테네 신전처럼 둥그렇네" 했는데 바로 옆에서 가이드가 "여기는 기둥이 다르죠? 앙코르유적 중에 여기만 이렇게 생겼어요. 서쪽으로 유학갔다온 사람이 이렇게 지은거래요." 깔깔깔깔. 뭐야뭐야 너 촉 되게 좋다?

괜히 가이드끼고 다니는게 아닌가보다. 샛길 문을 보고 그냥 똑같은 문이겠거니 하고 복귀하려는데 가이드가 샛길 문으로 들어가길래 따라 들어갔다. 와...여기가 메인이네. 그렇게 한국사람들은 미니벤을 타고 호텔로 갔고, 우리는 다시 걸어 우리가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가이드형이 우리 1시간 꽉 채워 온거 보면 놀랠거야 ㅋㅋ"


후우......

일출이고 일몰이고 비가 오는 바람에 못봤다. 결국 4시 반경 호스텔로 복귀. 복귀하는 뚝뚝에서 세사람다 곯아떨어졌다.  


다들 어디갔어요? 

나와봐요.

어떻게 만든건지 알려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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